[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농협이 790억원 상당의 골프 회원권을 보유한 상황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6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합원들의 이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5일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가 790억원에 달하는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김영란법 시행으로 골프회원권 가격이 하락하며 약 6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 설명에 따르면 올해 10월 첫째 주 에이스회원권거래소 기준 시세로 환산한 농협 보유 골프회원권 현재시세는 약 166억원으로, 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프회원권 중 무기명 회원권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기명 회원권은 원금 반환이 불가능하다.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790억원의 회원권 중 34%(취득가액 160억)가 기명 회원권으로 현재시세(약 60억)로 매매할 경우 1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630억원에 달하는 무기명 회원권도 골프장 경영 악화 시 한 푼도 건질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김영란법이 작년부터 논의돼왔고 시행이 올 9월에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사전에 골프회원권을 반환 및 매도하지 못해 손실을 키웠다”며 “최근 해운업 부실대출에 이어 농협 골프회원권 손실까지 겹치며 수익이 감소하면서 농민 조합원에 돌아갈 이익마저 축소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농협은 보유하고 있는 골프회원권을 신속히 처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방만경영을 지양하는 한편 농협의 근본적 존립 목적인 농업인을 위한 경영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당 소속 위성곤 의원은 4일 농협중앙회 금융지주와 소속 계열사가 79.5구좌에 584억원 가량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회와 중앙회 직속 교육지원 계열사도 8.5구좌에 100억원 가량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첫 주말인 지난 2일 오후 경기도의 한 골프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