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경남 통영시에서 60대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교 휴학생에 대해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설모(2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설씨는 지난해 8월10일 오전 3시30분쯤 A(67)씨와 B(66·여)씨 부부의 집에 침입한 후 자고 있던 이들을 칼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설씨는 평소 A씨가 청각 장애를 가진 부친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하는 것에 적대감을 가졌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설씨는 무엇보다 소중한 인간의 생명, 그것도 두 사람의 생명을 끔찍하게 빼앗아 버렸으므로 그 죄책이 막중하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다만 "당시 급성 알코올중독 증세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던 점, 청각 장애 부모에 대한 연민, 부끄러움, 피해의식,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한 경험에서 가지게 된 낮은 자존감 등도 이 사건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쌍방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제1심과 비교해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설씨의 상고에 대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설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