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임금협상 결렬…"노동위 조정 신청"

'임금 동결' VS '5% 인상' 입장차이 못 좁혀

입력 : 2016-10-12 오후 4:06:02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임금협상이 10차례 교섭 끝에 결국 결렬됐다. 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사측과 기본급 5% 수준의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7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10일까지 이뤄진 10차례의 본교섭에서 양측은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SK이노베이션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뤄진 노사 협상 내용을 변호사에게 전달했다"며 "신청양식이 갖춰지는대로 노동위에 조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 사측과 노조는 각각 10차례의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진행했고, SK이노베이션 계열사 사장 가운데 김준 SK에너지 사장이 3차례 직접 교섭에 참여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상황에서 임금 동결을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경 투쟁까지 감행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았던 2014년엔 노조 스스로 임금을 동결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었다"며 "올해 사상 최대 흑자를 낸 데다 폭염이 이어진 올 여름에 창사 이래 최대 정기보수를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은 정부의 눈치를 보며 동결 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4년 국제유가 폭락으로 3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누적 매출 19조7384억원, 영업이익 1조9643억원으로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정은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에 이르기 전에 거쳐야하는 단계다. 다만 석유정제사업 및 석유공급사업은 노동법에서 정하고 있는 '필수공익사업'으로,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공장은 그대로 가동돼야 하고 회사 측의 대체인력 투입이 허가되기 때문에 파업으로 이어지기는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그동안 제반 경영여건을 고려한 최선의 방안을 논의해 왔으나 서로 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회사는 앞으로 조정 절차와 관계없이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와 논의를 이어가며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유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나머지 정유업계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Oil 노조 역시 1차례 본협상과 7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했으나 통상임금, 통상해고 등 문제에서 아직 입장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현재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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