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지난해 '짜왕' 돌풍을 일으키며 라면시장을 주도했던
농심(004370)이 3분기 실적공개를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주력 매출원인 '라면'의 경쟁력이 주춤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12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 출시한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이 출시 50일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신제품을 히트상품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익성 악화'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경쟁이 심화된 라면시장 환경과 이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 등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미 올 상반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바 있다.
농심의 올 상반기 라면 시장점유율은 전년도 보다 7.4%p 급락한 54.1%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 하락은 전체 매출액에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농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953억원과 44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3.5%나 감소했다.
지난해 2~3분기 동안 '짜왕' 등 신제품 효과가 극대화됐기 때문에 저성장은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올해 선보인 라면 신제품의 수익 창출력이 크지 않아 이익이 큰 폭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투자 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은 농심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는 각각 5532억원, 264억원으로 이중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7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도 농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7.8% 하락한 196억원을 달성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의 실적 부진 요인으로 가장 부각되는 것은 마케팅비용 증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농심은 올 상반기 식품업계 중 전년대비 가장 높은 마케팅비용 증가율을 보이며, 2분기와 상반기 각각 마케팅비용이 각각 33%, 30.5% 상승했다. 그럼에도 지난 2분기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49% 감소했다.
3분기에도 '마케팅 출혈'의 흐름이 실적 지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3분기 광고 선전비 집행을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370억원으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짜장라면 '짜왕'의 수요가 빠르게 하락한데다 이후 출시한 짬뽕라면 '맛짬뽕'과 건면제품 '드레싱누들'이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을 거둔 것도 3분기에 뼈아프게 다가올 전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50%대로 낮아졌고 과거보다 규모가 커진 후발 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세로 경쟁 강도가 더 높아졌다"며 "그나마 해외 사업은 주력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상반기와 비슷한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어 기대를 걸어볼 만하지만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기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농심 라면 제품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