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김광연기자] 제20대 총선에서 공천 개입 의혹을 받았던 새누리당 윤상현(64) 의원과 최경환(61) 의원, 현기환(57)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12일 검찰이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이날 참여연대 등이 윤 의원을 포함한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18일 윤 의원 등이 김성회(60) 전 의원과의 전화로 통화하는 등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됐고, 참여연대와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같은 달 28일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후 8월2일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달 7일 김 전 의원을, 24일 윤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고, 최 의원과 현 전 수석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녹음 파일을 분석한 결과 피고발인 3명은 김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상태에서 동일 지역구의 경쟁을 피하면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것만으로는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원 본인은 당시 지역구에 출마를 포기하라는 협박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협박으로 보려면 구체적 해악을 고지를 해야 하는데, 발언 전체를 봐도 그런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선 출마나 경선 등 문제로 자주 통화하는 등 편한 사이에서 나온 얘기라고 한다"며 "공개된 발언으로 공천을 약속했다고 넘겨짚을 수 없고, 통화한 경위와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이날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대해 "합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시민단체는 털어내기식으로 탄압 수사를 벌이면서 공개된 발언으로 불법이 드러난 이른바 '친박 3인방'은 소환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봐주기로 작정한 수사를 했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 등이 제출한 고발장 중 녹취록 내용을 보면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으로 추정되는 예비후보와의 통화에서 "까불면 안 된다니까", "형이 얘기한 대통령 뜻을 가르쳐 준거 아냐. 정무수석하고, 경환이 형하고, 나하고 대통령, 다 그게 그거 아냐",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 등으로 발언했다.
최 의원도 통화에서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 현 전 수석은 "'서청원 전 대표 가는 지역엔 안 가겠다. 그건 약속한다' 저한테 그랬습니까. 안 그랬습니까", "판단을 제대로 하시라고요" 등으로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7월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상현, 최경환, 현기환 선거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