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저금리와 기업구조조정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3분기 선방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별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은행권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오는 19일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20일 KB금융지주, 21일 하나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3분기 순이익이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8.8% 늘어난 금액이며 업계 기대치(4650억원)보다 350억원 이상 높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1조원대 순익을 기록했다. 4분기에 현대증권 잔여지분 인수와 관련해 약 1조원의 염가매수차익을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대로라면 올해 2조원대 순익 달성도 예상된다.
현대증권 100% 자회사화 이후에도 비은행 계열사 지분 확대를 통한 이익 기여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 KB금융의 주요 자회사들의 이익(지분율 감안 전)은 현대증권 포함해 총 9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한진해운 추가 충당금 약 430억원, 온코퍼레이션 충당금 140억원 등을 적립했지만 총 대손비용 관리를 잘했다는 평가다. 특히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 낮게 관리되고 있는 판관비도 양호한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희망퇴직 시행으로 인한 인력 감축 효과와 은행 통합 이후 가속화하는 중복 점포 폐쇄 등의 효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000030)은 3분기 당기순익이 3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자산건전성이 정상에서 요주의로 재분류되면서 약 35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 충당금 적립률을 약 20%까지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경기민감업종 기업 여신에 대해서 보수적 관점에서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으나, 자본 건전성이 상당부분 개선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순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지주(055550)는 3분기 6280억의 실적이 예상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0% 줄어든 수치다.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조선·해운업종 등 관련 충당금(1000억원) 전입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올 상반기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9월(3분기 누적)에는 900억원 흑자가 예상되고 연말엔 2000억~3000억원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조선, 해운업 부실로 올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40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을 예정이나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반기에 흑자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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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