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의 구원투수로 반도체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의 핵심으로 군림했던 스마트폰 사업이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가운데, 그 공백을 메울 '믿을맨'으로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다행히 시장 상황은 긍정적이다. 낸드플래시가 4분기 가격 급등 조짐을 보임과 동시에 D램 역시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분기 낸드플래시 대표 제품인 eMCP(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의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10~15%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달 PC D램 가격 역시 전월 대비 7.4% 상승하는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로, 4분기 역시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PC D램 수급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어 4분기 가격은 급등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같은 양상이 서버와 모바일 D램으로 전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낸드도 애플의 물량 요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어 가격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지난달 열린 '삼성 SSD 글로벌 서밋 2016'에서 SSD 신제품 '960 PRO'와 '960 EVO'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스1
갤럭시노트7 단종 후폭풍도 제한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갤럭시노트7 공백으로 생긴 추가 수요를 차지하기 위해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들이 일제히 제품 생산 확대에 나서며 스마트폰 주요 부품이 일시적 공급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수요 급증이라는 예상치 못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감안하면 DS사업부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 역시 삼성전자 4분기 총 영업이익 가운데 반도체 사업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예상 영업이익 7조5000억원 중 반도체가 3조90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D램, 낸드의 비트 성장 및 가격 흐름을 감안할 때 반도체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4분기 예상 영업이익 6조9820억원 중 반도체가 3조6560억원을, IBK투자증권은 7조5100억원 중 3조9500억원을 반도체가 책임질 것으로 봤다.
오는 25일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시장의 호조 속에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1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분기(4529억원) 대비 48% 늘어난 6703억원으로 추정된다. 4분기 예상 영업이익 역시 8158억원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