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이화여대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교수들과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학내 내부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19일 오후 3시30분 교내 본관 앞에서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이화 교수들의 집회 및 시위'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교수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는 건 1886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비대위는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이화의 추락의 핵심에는 말할 것도 없이 최 총장의 독단과 불통, 재단의 무능과 무책임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그 동안 비대위는 이사회의 책임을 묻고 총장 사퇴 및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왔으나 이제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교수들의 결의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혜숙 이대 교수협의회 공동회장도 "이대가 쌓아 올린 지난 130년간의 역사 이래 이같은 문제는 한 차례도 없었다"며 "그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 총장이 이번 의혹 및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학내 분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시위에는 10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학생들도 교수들의 집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 교수들은 이달 말까지 릴레이 1인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 17일 오후 4시부터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특혜라는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송덕수 부총장은 "입시는 매우 엄정하게 진행됐고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전혀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부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점 특혜 문제는 일부 인정했다. 그는 "리포트 문제에서 일부 충실하지 못한 부분이 나타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 총장 사퇴론에 대해선 "최 총장은 사퇴하지 않는다. 최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건 학생 전부의 뜻도 아니고 교수 전부도 아니다. 사퇴할 정도로 잘못한 것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회장은 "의혹을 해소시키기엔 충분하지 못했다.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보이는 액션을 취해야 한다"며 최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대는 정씨의 부정입학과 학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대는 이전까지 11개였던 체육특기자 대상 종목 수를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부터 23개로 대폭 늘렸다. 여기에 정씨의 전공인 승마를 포함해 정씨를 위한 확대 조치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정입학 의혹을 받는 정씨는 지난 달 말 휴학했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관 이삼봉홀에서 열린 '최순실 딸 특혜 논란'과 관련한 학생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뉴스1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