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순실 등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 돌입

시민단체 고발 사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배당

입력 : 2016-10-05 오후 6:18:32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가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재단 등에 대해 검찰이 5일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다.
 
서울중앙지검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상대로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을 이날 오후 형사8부(부장 한웅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미르재단은 486억원, K스포츠재단은 380억원 등 총 866억원의 뇌물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으로부터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투기자본감시센터(공동대표 오세택·김영준·윤영대)는 지난달 29일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와 안종범(57)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모(57) 미르재단 대표와 정모(55) K스포츠재단 대표 등도 같은 혐의로, 전경련 허창수(68) 회장, 이승철(57) 상근부회장, 대기업 회장과 대표이사 총 64명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로 이날 함께 고발당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전경련 회장 등은 원샷법, 서비스발전기본법, 노동개혁 5법 등의 제정과 개정, 기업의 인수합병, 사업폐쇄 등 특혜를 통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한민국 통수권자의 핵심 측근인 최씨 등과 공모해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와 안 수석이 두 재단의 관리자이자 모금한 당사자"라면서 "재벌들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개인적으로 낸 돈이 아니라 회사 공금으로, 심지어 이사회의 승인도 없이 불법 뇌물을 제공해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경련은 투기자본감시센터의 고발이 이뤄진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이달 중으로 해산하고, 문화·체육을 아우르는 750억원 규모의 새로운 통합재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에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전경련의 이번 발표는 국민적인 의혹의 대상인 두 재단을 서둘러서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현재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상의 증거인멸 시도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속하게 수사해 의혹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검찰의 수사 의지가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두 재단과 재단 설립을 허가한 문화체육관광부에 그치면 깃털만 수사하는 것으로, 비선 실세가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모금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 등을 고발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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