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내외 여건상 당분간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총리는 28일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국무총리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기업인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이에 대한 정부입장을 설명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 비롯해 '출구전략', '온실가스 감축', '감세정책', '지방 미분양 문제와 세제 감면 연장' 등 최근 이슈로 떠오른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다양한 건의가 쏟아졌다.
첫번째 건의사항 발표에 나선 정진용 삼영홀딩스 대표는 "경기회복세에 따라 출구전략 실시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으나 이는 성급한 시도"라며 "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현재의 확장정책을 유지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것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 역시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현재 출구전략을 쓰는 것은 어렵다"며 "내년에도 지금 같은 대규모 확장정책은 아니지만 그 규모를 줄인 차원에서의 확장정책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총리는 "다만 당장 출구전략을 쓰지는 않더라도 G20 정상회의 개최예정국으로서 최근의 국제 공조 강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경기 회복기를 감안한 출구전략을 구체적으로 짜놓는 계획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투자를 떨어뜨릴 수 있는 임시 투자세액공제제도 폐지를 재검토 해달라는 산업계의 건의도 이어졌다.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란 기업의 투자 가운데 기계장치 등 설비 투자에 대해 투자액의 3~10%에 해당하는 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로 지난 20여년간 연장을 거듭하며 이어져 왔다. 이 제도는 내년초 폐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총리는 "'임시'라는 단어가 붙은 제도가 시행된지 무려 20년이 넘었다"며 "이 제도가 기업투자를 중장기적으로 촉진하지 못한다고 결론난 만큼 모든 투자에 대한 일률적인 공제를 하는 대신 에너지 절약, 환경보전시설 등 기능별 투자 지원세제로 전환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 줄이는 방안을 확정한 것에 대해서도 산업계의 타격을 호소하며 이를 자율적인 감축안으로 전환해줄 것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2005년 대비 4% 감축안(2020년 배출량 전망치 대비 30% 감축안)은 그동안 논의되었던 8% 늘리는 방안, 동결하는 방안, 4% 줄이는 안 중 가장 강력한 처방으로 산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정총리는 "30% 감축안은 목표를 의욕적으로 가져야 온실가스 감축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이 반영된 안"이라며 "다만 현재는 감축 총량만 정해진 만큼 내년초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 산업부문별 감축목표를 세워 산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으로 취등록세 50% 감면, 양도소득세 한시감면 혜택을 1년 더 연장해달라는 호소에 대해서는 "미분양도 문제지만 세제감면으로 지방세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는 말로 혜택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도 외국병원 설립 등 규제완화, 제주자치도 권한 이양, 세종시 관련 타 지역 역차별 문제 등 지역별 산업별로 다양한 건의들이 나왔으며, 이에 대해 정 총리는 기업인들의 애로를 최소화하면서도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