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된 카드사…실속형 카드 혜택 축소·발급 중단

농협·하나 등 부가서비스 축소…상반기 약관변경 20여건

입력 : 2016-10-18 오후 3:43:29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보전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약관 변경 신청을 20여건 하는 등 잇따라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농협 시럽 카드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17일부터 신규가입을 전면 중단했다. 고객이 너무 몰려 카드사의 손실이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NH올원 Syrup 카드는 시럽 바코드 기능이 탑재돼 13개의 멤버십 포인트를 단 하나의 카드로 간단하게 적립·사용할 수 있다. 사용실적에 따라 전국 26개 제휴브랜드 약 3만여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쿠폰을 매월 최대 10만원까지 제공한다.이 카드는 출시 직후 '가성비 좋은 카드'로 유명세를 떨쳤다.
 
카드사들이 혜택을 축소하는 분위기에서 나온 시럽 카드는 체리피커(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며 부가서비스만 챙기는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지난 7개월간 시럽 카드는 신용카드 15만장, 체크카드 19만장이 신규 발급됐다.
 
이 카드는 처음 출시한 4월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각각 5000건에 그쳤으나 5월부터 신용카드 1만건 체크카드 1만4000건으로 대폭 증가한 뒤 단종이 예고된 10월에는 신용카드 발급 수가 4만9000건으로 9월 2만4000건에 비해 두 배 넘은 숫자가 발급됐다. 단종 입소문을 타고 2주 만에 5만 건 가까이 신규 발급이 된 것이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고객이 가입해 쿠폰 이용률이 너무 높아 신규 발급을 계속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해 발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며 "기존 고객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시럽 카드 뿐 아니라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카드사들은 잇따라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1월 ‘터치(Touch)1 카드’의 미스터피자 할인율을 15%에서 13%로 줄였고, 신한카드는 ‘T스마트 빅플러스’와 ‘SKT 세이브 카드’의 신규 발급을 올 들어 중단했다. KB국민카드도 ‘스타맥스카드’와 ‘혜담(I)’, ‘비씨스카이패스’, ‘KB레일에어’ 등의 카드의 신규 발급을 멈췄다. 롯데카드도 가연·컬쳐랜드·ABC마트 등과 제휴한 카드 14종을 올해부터 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013~2015년 3년간 모두 79차례에 걸쳐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했으며 올 상반기 금감원의 승인을 통해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축소·폐지 약관 변경을 한 건수는 20여 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가서비스의 축소 등의 변경을 하려면 금감원의 약관 심사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축소에 따라 수익 보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손실이 많은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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