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현용선) 심리로 18일 열린 공판에는 이씨의 감방 동료이자 동업자였던 백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이 공개한 지난해 4월15일 백씨와 이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이씨는 백씨에게 “걱정하지 말고 (송)창수한테 들어가면서 전화해줘. 원주 통해서 수원 것 다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수원지법 인베스트컴퍼니 1심 재판장인 최모 판사와 친한 판사가 원주지원에 있다”고도 했다. 수원 사건은 수원지법이 심리하던 인베스트컴퍼니 사건을 말한다. 최 판사는 최 변호사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등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송씨는 지난해 8월12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지만 최 변호사가 맡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석방됐다. 최 변호사가 항소심 보석 석방 조건으로 20억원을 요구했지만 송씨는 10억원만 지급했다.

백씨는 “이씨와 그의 여자친구 또는 와이프라 불린 김모씨와 함께 내 차를 타고 원주지원에 간 적 있다”며 “매점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동찬이가 1시간가량 얘기하고 나왔는데 그 판사를 얘기하는 것 같다”고 이씨가 원주지원 판사와 교감을 나눴음을 시사하는 증언을 했다.

한편 이씨와 백씨가 송씨와 친분을 쌓은 이후 송씨 지시에 따라 백씨가 자금 관리를 맡았고 이씨가 로비 임무를 맡았다. 이씨가 송씨의 각종 형사사건에서 재판부 청탁 등 힘을 쓰도록 로비 자금을 요구하면 자금창구인 백씨가 이씨에게 돈을 지급했다. 송씨 지시에 따라 '선지급 후보고' 형태로 돈관리가 됐지만 실제 송씨는 이씨와 백씨가 돈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정유정 부장판사(최유정 변호사를 의미)를 꼬셔야 한다”며 강남 청담동에 있는 호화 술집에서 쓸 돈 500만원을 지급받기도 했다. 백씨는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술집으로 보증금을 걸어야 하는 술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씨는 최유정 변호사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해리 윈스턴 시계를 구입하는데 1400여만원을 쓰기도 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최 변호사와 공모해 송씨에게서 법원·검찰 등 교제·청탁 로비 명목으로 총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 변호사를 소개해 주기 전인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이씨는 송씨에게서 같은 명목으로 총 3억1500만원을 별도로 받은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