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계절가전이 가전업계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여름 에어컨 판매 호조로 3분기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 6~8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에너지효율 1등급 무풍에어컨 Q9500은 300만~500만원의 고가임에도 출시 8개월 만에 판매량 20만대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2분기 1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소비자가전 부문은 3분기에도 1조원 규모의 수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066570)도 에어컨의 반짝 특수가 기대된다. 지난 7일 발표된 3분기 잠정실적이 G5 등 고질적인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저조했지만, 그나마 생활가전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올 여름 듀얼 인터버 컴프레서를 장착한 휘센 듀얼 에어컨의 인기로 생산라인을 지난해보다 2주 연장하며 가동했다. 증권가 등에서는 3분기 생활가전 부문이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에어컨 3위인 오텍캐리어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오텍캐리어는 올 여름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5% 급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은 15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밖의 가전업체들도 올 여름 국내 전체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2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찬바람이 불자 업계에서는 또 한 번 계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장 시즌이 다가오면서 김치냉장고 구입이 본격화됐고, 이른 추위로 난방용품 등의 판매도 활발해졌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스탠드형이 전년 동월 대비 22.6%, 뚜껑형이 15.8% 각각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스탠드형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의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스탠드형의 경우 평균판매가격이 144만원 수준으로, 62만원 수준의 뚜껑형보다 많은 수익이 뒤따른다.
삼성전자는 '메탈그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김치냉장고 2017년형 '지펠아삭 M9000'을, LG전자는 '유산균 김치 플러스' 기능을 확대 적용한 2017년형 디오스 김치톡톡을 각각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자극하고 있다.
대유위니아(071460)도 '오리지널 땅속 냉각' 기능을 강화한 2017년형 딤채를 출시해 고객잡기에 여념이 없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에는 에어컨이 효자였는데 겨울에는 김치냉장고가 그 역할을 할 것 같다"며 "계절가전이 반짝 특수효과를 누리는 추세여서 주력 제품과는 별도로 계절적인 상황에 맞춰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 등으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들이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2017년형 '지펠아삭 M9000' 등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