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탐정의 자산관리)삼성전자와 국내증시 투자환경

삼성전자, 코스피200 기준 약 20% 차지…배당주 등 선별투자로 박스권 대응

입력 : 2016-10-20 오전 11:26:44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재무탐정의 자산관리)는 KTB투자증권 원강희 리스크관리실장(상무)과 증권부 김보선 기자가 금융투자의 트렌드를 이론과 실전에 걸쳐 다양하고 쉽게 얘기나누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국내 주식시장의 삼성전자 의존도와 투자 환경에 대해 살펴봅니다. 
 
10월 삼성전자가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코스피 강세와 약세에 삼성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인데요, 우리 증시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어느정도 수준으로 평가하시나요?
 
우리증시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수 의존도는 매우 큽니다. 코스피 200 기준으로는 약 20%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상장주식 대비해서도 약 1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한 종목이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 나라의 경제가 집중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전체 경제의 위험관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이러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10대 기업이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 정도로 미국이나 일본 보다는 높지만 나머지 나라들과 비교해서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 2010년 4월 15일자 기사를 보면 10대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스가 94%를 넘어서 가장 크고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도 각각 60%, 40% 가량이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재벌체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하나의 대기업이 여러 관련 협력회사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실제적 집중도는 27% 보다는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코스피는 5년째 1800~2100선의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금 세계경제는 아직도 2008년 금융위기에서 회복되고 있는 중입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세계각국은 내수 부양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내수경기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의 양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두 가지 악영향에 동시에 놓여있다고 보여집니다. 즉, 내수경기에만 의존하기 힘든 국내시장의 협소함과 선진국의 보호주의적인 환율 및 관세 정책에 따른 악영향 입니다.
 
현재 내수시장이 큰 나라들은 경기부양 정책에 따라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 나라들의 주식시장은 그다지 상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박스권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세계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어 세계 무역 환경이 좀더 호의적으로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지수' 자체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지 않습니다. 박스피에 지친 이들에게 어떤 투자법을 권할 수 있을까요.
 
지금 주가가 지루하기는 하지만 주식 외에 다른 대안도 마땅치 않은 상태입니다. 그 동안 꾸준한 금리하락으로 인해 채권시장이 활황을 이어갔습니다만 금리하락도 이제 벽에 부딪힌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현재 국지적 상승을 보이는 부동산에 뛰어들기도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모든 투자에서 나오는 수익은 결국은 사람들이 생산한 것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와 유동성만으로 움직이는 가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저는 그래도 그나마 주식이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스피로 인한 피로감은 이해가 가지만 당분간 배당주 등에 투자하면서 움직임(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자본시장 부양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꾸준히 이어졌지만, 과제들도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조금 더 능동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요.
 
지금 우리나라의 주식투자인구는 약 500만명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체인구의 약 10%이고 경제활동인구의 20%가량이 됩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많은 숫자가 아닙니다. 자본시장이 성장하려면 첫 번째로 주식투자를 도박이 아닌 투자로 접근할 수 있도록 투자자 교육과 보호가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기업의 투명성이 더욱 높아져야 합니다.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과 현명한 투자자가 발전된 자본시장을 만든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200 기준 약 2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증시 영향력이 크다. 사진은 지난 11일 삼성전자가 8.04% 급락했을 때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