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브라질의 거시경제 안정성의 회복추세와 계속되는 시장 친화적인 정책 추진과 금리 하락추세를 감안한다면 가급적 금리하락 초기인 지금, 브라질 채권에 투자할 것을 권유합니다."
최근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얘기다. 지난 2011년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며 환차손에 투자자 손실을 냈던 브라질국채가 제 가격을 회복한 것은 물론 높은 평가수익률까지 내고 있다. 지난 19일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연내 두 차례 더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브라질국채를 보유한 고액자산가들의 수익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판매된 브라질 국채 판매잔액은 현재 5조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환손실 실망감으로 브라질국채 판매에 소극적이던 3년 전 당시 판매고(2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2배 넘는 증가세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브라질 기준금리가 장기간 완화 사이클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최근 14.25%에서 14.0%로 하락했고 시장은 올해 브라질 기준금리가 13.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과 가능성 자체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제반여건의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브라질 기준금리가 내년 말 11.5~12.5%, 2018년 10.5~11.0%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최소 2~3년 인하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인하 배경으로는 크게 물가상승률 하락과 정치적 부담의 해소 등이 꼽힌다. 실제 서비스물가의 더딘 하락과 신중한 통화정책 스탠스가 소폭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9월 물가상승률(0.08%)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금리인하 결정의 부담을 덜어냈다는 평가다. 물가상승률은 내년도 5~6%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타켓팅 수준 이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지방선거에서 테메르 대통령의 브라질민주운동당 중심으로 우파연립정권의 압승으로 끝나고 이를 기반으로 재정개혁이 추진되면서 탄핵 이슈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환 변동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원자재 가격 조정과 미국 금리인상 등의 외부 환경변화와 정부의 환율 약세 개입 가능성, 테메르 정부의 재정개혁 추진에 대한 저항에 따라 헤알화의 변동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의 새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8월 31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의 의사당에서 정식 취임선서를 하기 위해 도착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지우마 호세프 전대통령의 탄핵이 확정되면서 대통령권한대행에서 정식 대통령이 됐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