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K뷰티 열풍을 타고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코스맥스가 '빨간불'이 켜진 재무건전성과 해외사업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하지만 해외 자회사의 수익성 악화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코스맥스(192820)는 지난 21일 12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화성공장 증축과 평택 물류센터 건설에 613억원을 쓰고, 차입금 상환에 275억원, 운영자금으로 319억원을 쓸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712억 원, 31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40%, 46% 증가했다.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도 7300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으로 2014년 대비 두배 이상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설비투자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할 수 밖에 없던 데에는 높은 '부채비율'이 문제가 됐다.
공장 증축을 통해 추가 수주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됐다. 현재 코스맥스 화성공장에서는 매월 제품을 2000만개씩 만들어내고 있는데 연간 3억개인 생산능력 한계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번 증축을 통해 화성공장의 물량을 30% 확장해 연간 3억500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비율 축소'와 '생산능력 제고'는 해결될 기미지만, 2013년 설립 이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국과 인도네시아법인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올해 상반기 코스맥스USA는 101억원, 코스맥스인도네시아는 5억8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무슬림을 타깃으로 할랄화장품을 생산하며 2013년 34억원에 육박하던 당기순손실을 6분의1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적자상태다.
미국법인은 초기 투자비용과 수주 지연 등으로 2013년 1억원에 불과하던 당기순손실이 101억원으로 100배나 늘었다. 현재 미국법인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는 상태다.
헤어제품 생산라인만 있던 로레알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을 인수해 법인을 세웠는데 라인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로 공장 가동이 2015년 11월로 지연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현지 고객사들의 검증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주 확대가 늦어지는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또 올해 공장 시설확충과 정비에 57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사업 안정화 전까지는 미국 법인의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현재 미국법인에서 매출이 200억원 정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익으로 어떻게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