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고전에도 만리장성 공략은 계속

상반기 실적 일제히 하락…강점분야로 공략법 선회

입력 : 2016-10-24 오후 2:37:39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건자재업계가 중국에서 부진하다. 이들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좁은 내수를 탈피하기 위한 승부수로 중국을 지목, 공을 들여왔다. 중국 역시 건설경기 침체로 수급이 악화되고, 건자재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활로 찾기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만리장성 넘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보다 약 20배 큰 중국 건자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결과다.
 
업계를 대표하는 KCC(002380)LG하우시스(108670)에, 신흥 강자인 한샘(009240)까지 올 상반기 중국법인의 매출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의 중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513억원에서 올 상반기 1449억원으로 감소했다. 9.2%이던 매출 비중도 8%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LG하우시스의 중국 매출도 1437억원에서 1411억원으로 하락했다. 한샘 역시 중국법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 187억원에서 올 상반기 154억원으로 떨어졌다. 하락 폭은 크지 않지만 정체된 현실은 답답함을 더해간다.  
 
실적 부진에도 국내 건자재 업체들의 중국 공략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 중국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당장의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뚜렷한 강자도 없어 주도권 다툼의 여지는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건자재 시장은 연간 400조원으로 추정된다. 가구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가 750조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중국에서 그간 도료 중심으로 매출을 올렸던 KCC는 올 3월 바닥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바닥재 진출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추후 인근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하우시스도 중국 우시지역에 바닥재 등을 취급하는 제2생산공장을 짓고, 지난해 6월부터 가동 중이다. 한샘은 소비자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초 상하이에 추가로 법인을 설립했다. 상하이는 B2B 사업을 하는 베이징법인과 달리 B2C 사업을 위한 전초기지다. 한샘은 상하이법인에 제조공장과 물류센터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 모두 자신의 강점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건자재 시장이 매년 30%이상 가파르게 성장해왔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경기침체라는 악재로 쉽게 발을 빼지 않고 있다"며 "중국시장 내에서도 아직까지 선두기업이 없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이 크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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