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중국 정부가 한국 방문하는 자국 관광객수를 20% 가량 줄일 계획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면세점이나 카지노 등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종도 매출 감소 우려로 하락했지만 중국 관광객 감소에도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을 갖춘 기업들은 관광객 감소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행 관광객 감소 조치를) 중국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도 아니며 관광객이 줄더라도 특정 쇼핑센터만 돌아다니는 저가 단체 관광이 대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설화수, 라네즈 등의 상품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국내 판매도 견고하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29%에 불과하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은 60% 증가했다. 중국 관광객이 아니라 중국 현지 판매가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좋아졌다. 중국 정부가 이달 초 화장품에 대한 소비세를 낮춘 것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WSJ는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아모레퍼시픽 같은) 한국 제품에 매혹됐다"며 "이들 기업은 중국 관광객 감소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WSJ는 다만 중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 관광객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일부 기업들을 정신차리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텔신라는 매출의 80% 가량이 면세점 사업에서 나온다.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호텔신라 면세점 매출의 절반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들로부터 발생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 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정치적 긴장감이 커지고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WSJ는 "면세점 업종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