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우리나라가 제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강국의 이점을 살려 소프트웨어화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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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고 "한국경제가 하드웨어기반형 산업구조에서 소프트웨어기반형 산업구조로 전환해 가는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다"며 "과거 산업화 성공에 안주해 구체계의 청산과 신구조로의 이전이 지연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한국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변신이 지체돼 성장이 대폭 하락한 반면 서비스업 전환에 성공한 싱가포르는 기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992년부터 2002년 한국의 성장률은 6.5%였으나 2003년부터 2013년까지 3.8%로 낮아졌다. 반면 싱가포르는 같은 기간 6.2%에서 6.3%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가 서비스업 중심의 신속한 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서비스산업 비중은 한국이 58.5%에서 59.1%로 그 상태에 머물러 있었지만 싱가포르는 66.7%에서 74.9%까지 높였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진입준비도 열악한 상태다. 올해 열린 세계경제포럼 결과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 대비에 관한 전반적인 평가에서 한국은 비교 가능한 국가 중 최하위인 25위를 기록했다. 특히 노동, 금융 등 자원의 효율적 배치에서 매우 낮은 순위를 받았는데 KDI는 경제시스템의 전환을 위한 유연성이 결여된 것으로 평가했다.
KDI는 한국이 소프트웨어산업이 취약하며 폐쇄적 수직계열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개인정보보호 등에 시대착오적 규제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입식 입시교육 유지로 창의적 인재양성이 어렵고, 경제구조개혁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해 제안정책마다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훈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한국경제에 내재된 구조적 약점을 감안해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강국의 이점을 살려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병행전략을 구사하고 제조업에서 체득한 경험치를 소프트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시장수요가 본격화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혁신의 상품화에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공공구매를 대폭 확대하고,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는 구체적인 정책과제도 제시했다.
먼저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과가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무형의 지식자산 거래에 적합한 규범을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혁신기업에 대한 수요확보를 위해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 활성화와 공공구매의 확대를 추진하고. 경제구조의 유연화를 위해 개별 규제안건이 심층적이고 전문성 있게 심사될 수 있도록 '상설전문기구' 운영을 제안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