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고 백남기씨 부검영장 재청구 고심

'최순실 의혹' 정국으로 청구 포기 방안도

입력 : 2016-10-26 오후 6:07:35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고(故)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영장 강제집행이 무산되면서 검찰과 경찰이 재청구를 고심 중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자정 백씨의 부검영장 유효기간이 만료되면서 검찰과 경찰은 현재 세 번째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씨의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하려 했지만, 유족과 시민단체의 거부로 끝내 시도를 포기했다.
 
그동안 검찰과 경찰은 부검영장 집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의혹이 정국을 뒤흔들면서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방안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이유로 검찰과 경찰이 부검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에서는 발부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미 법원에서는 유족과의 협의 등 조건을 들어 한 차례 기각했던 부검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은 결국 유족의 설득에 실패해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백씨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25일 경찰의 강제집행 시도가 끝난 후 "경찰은 재청구를 포기해 이 사건에 대한 해결과 진정성, 그리고 고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이날 검찰과 경찰에 부검영장 재청구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유족에게는 재청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장례 절차에 돌입하라고 권유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사인 논란이 계속되는 등 영장 집행을 못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유족 측에 있다"면서 부검영장 재청구에 대해서는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달 28일 법원으로부터 부검영장이 발부된 후 유족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협의 요청을 했지만, 유족은 부검영장 전문의 공개와 사과, 책임자 처벌 없이는 만나지 않겠다면서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고 백남기 변호인단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과 종로경찰서에 '부검 집행 철회·중단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재집행에 나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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