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이끄는 한축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대내외적인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올해 판매목표량인 813만대를 달성하는 것도 녹록치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000270)는 27일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16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3분기(7~9월) 경영실적은 ▲매출액 12조 6988억원(전년 동기 比 3.1%↓) ▲영업이익 5248억원(22.5%↓) ▲세전이익 8793억원(23.8%↑) ▲당기순이익 6643억원(20.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6년 3분기 누계 경영실적은 ▲매출액 39조 7982억원(전년 동기 比 8.4%↑) ▲영업이익 1조 9293억원(4.9%↑) ▲세전이익 2조 9857억원(14.1%↑) ▲당기순이익 2조 4346억원(10.7%↑) 인 것으로 집계됐다.(IFRS 연결기준)
기아차 관계자는 “원화 약세, K7 등의 신차효과, RV 판매 확대로 3분기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3분기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원화 강세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남은 4분기 동안 주력 RV 차종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내실경영을 이어가는 등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005380)도 전날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해 양사가 경기침체와 환율, 노조리스크 등의 악재로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하는데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22조837억원 ▲영업이익 1조 681억원 ▲경상이익 1조4947억원 ▲당기순이익 1조118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실적은 ▲매출액 69조1110억원 ▲영업이익 4조1723억원 ▲경상이익 6조397억원 ▲당기순이익 4조6508억원(비지배지분 포함)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가 작았으며 고부가가치 레저차량(RV)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4분기 더 힘들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는 이날 오전 근무만 마치고 퇴근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지만 기아차 노사는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협상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연간 판매목표치를 전년보다 낮춰 잡았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게 돼 2년 연속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누적판매 347만7911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현대차 연간 목표인 501만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기아차의 3분기 누적 글로벌 판매량은 214만893대로 기아차 또한 연간목표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목표 312만대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 98만대 가까이를 판매해야하지만 지금까지 분기 판매량에서 90만대를 넘긴 적이 없다.
이같은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전사적인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임직원 교육 강화, 임금삭금 등 긴축경영으로 돌파구 찾는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상무급 이상 임원 1000여명의 월급을 10% 삭감하고 내년 12월까지 이 같은 임금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물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모든 임원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삭감한 이유는 최근 대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회사 경영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분기에도 현재의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발표하며 동반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현대기아차 본사 건물. 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