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이 35층으로 제한 추진될 것으로 결정되면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오히려 일대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서울시는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관리하고 최고 층수를 한강변 기본관리계획에 따라 35층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시를 상대로 최고 층수를 50층까지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해 왔던 아파트 주민들이 팽팽이 맞서며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지역 주민 대다수가 층수 제한 등 가이드라인을 담은 시의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히며 집단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재건축 사업성 개선을 위해 꾸준히 층수 규제 완화를 요구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해 주민 모두 실망감이 크다"며 "서울시와 주민 간 의견 차이가 커지면서 기본계획 마련에만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압구정 아파트지구에 포함된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원나래기자
하지만 무엇보다 층수 규제로 수익성이 악화돼 당분간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압구정 아파트값은 여전히 건재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현대아파트 2차 전용면적 85㎡는 지난 4월 14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1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22억원에 거래됐던 신현대 9차 전용 152㎡도 10월 29억원까지 거래되며 무려 7억원 가량 몸값이 올랐다. 구현대 7차는 전용 245㎡가 8월 38억6000만원에서 이달 42억4700만원에 거래되며 두달 사이에 4억원이 상승됐다.
호가 역시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현재 기존 매매가보다 높게 거래되는 것은 물론 호가도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더 붙어 있는 상태다.
압구정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최고 부촌은 부촌"이라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다 해도 시세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현재까지는 높은 가격에 간간히 거래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서울시와 주민간의 대립이 현재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재건축 사업 시기가 연기되면서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