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케이블 M&A' 재부상

통합방송법 개정방향 가시화…SKT·LG유플러스 '적극적'

입력 : 2016-10-31 오후 6:09:32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이동통신 3사가 케이블TV 사업자 인수합병(M&A)을 위한 주판알을 다시 굴리기 시작했다. SK텔레콤(017670)CJ헬로비전(037560) M&A 무산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방송·통신업계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AT&T의 타임워너 인수에 주목하고 있다. AT&T는 미국 이통사 2위, 타임워너는 미디어 3위 사업자다. AT&T는 타임워너 인수에 약 97조원(854억달러)을 들인다. 이통사의 미디어기업 인수로, SK텔레콤이 추진했던 CJ헬로비전 M&A와 비슷한 형태다. 
 
SK텔레콤은 지난 27일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미국 사례를 언급했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CJ헬로비전 M&A와 유사한 케이스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통합방송법의 개정 방향과 여타 산업의 환경 변화에 따라 미디어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통합방송법은 현행 방송법과 인터넷(IP)TV법을 일원화해 '동일시장 동일규제' 원칙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여기다 정부가 유료방송 사업자간 지분규제인 33%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78개로 쪼개진 케이블TV 사업자의 권역 제한도 없애려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통사의 케이블TV 사업자 M&A를 한결 편하게 만드는 조치다. 
 
지난 27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회견장에서 제1차 유료방송 발전방안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미래창조과학부
 
LG유플러스(032640)는 더 적극적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공개적으로 케이블TV 사업자 M&A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 부회장은 지난 9월 "통합방송법이 개정돼 IPTV 사업자가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진행된 LG유플러스의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EO가 여러가지 규제 환경과 관련된 것이 조성되면 (M&A를)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오픈을 시켜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 3사 가운데 KT(030200)만 유일하게 신중한 입장이다. KT는 이미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680만명을 확보해 1위를 달리고 있다. 굳이 케이블TV 사업자를 M&A하지 않아도 되는 경쟁력이다. 신광석 KT CFO는 지난 28일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케이블TV와의 M&A를 현 시점에 말씀드리긴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지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을 적극 저지했던 만큼 어떤 형태로든 시장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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