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차그룹이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탈퇴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3일 성명을 내고 경총이 최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의 시행을 유예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해 경총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 발표 이후 경총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현대차는 즉각적으로 경총에서 탈퇴할 것으로 보인다.
경총은 전경련에서 노사관계만을 특화 분리한 조직으로 지금까지 노사관계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총이 회원사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원사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경총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더 이상 경총의 회원사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력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지난 10월부터 약 한달여간 열린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경총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관련해 내년부터 전면금지를 주장하다가 지난달 30일 한국노총의 대국민선언 이후 조합원 5000명 이하의 사업장만 먼저 시행하고 5000명이 넘는 사업장은 시행을 유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경총이 주장하는 대로 종업원 5천명 이하 사업장만 먼저 시행한다면 현실적으로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유예되는 사업장은 전국 41개사만 해당될 뿐만 아니라 이들 사업장들이 대부분 국내 최대규모의 단위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대표사업장으로서 전국 노사관계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사업장만 타겟이 되어 노사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전국 노사관계의 파행화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또 "경총이 노사관계 또는 노사정관계에서 사용자와 재계의 입장을 대표하고 대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지난 2006년에도 노사관계 선진화방안의 시행과 관련해 3년간의 추가 유예를 결정함으로써 시기를 놓치게 만든 바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정치권 등에서 일고 있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의 일부 수정 움직임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반대의 뜻을 밝혀오고 있으며 지난 1일에도 한나라당과 경총 등을 압박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