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최종 당선자에 상관없이 한국의 대미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모두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고 있는만큼 반덤핑 관세 부과 등 한국기업에 대한 견제가 더욱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 수출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산업보호에 초점을 맞출 경우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6일 산업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경제정책의 변화와 영향'을 발표하고 "대선 이후 미국과의 통상환경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개별적인 통상 현안별로 미국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무역조치와 한국에 대한 시장개방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산업연은 특히 미국이 대선 이후 환태평향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재검토와 연계해 서비스산업 조기 개방 등의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가 주목되는 한편 양 후보 모두 고립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글로벌 교역량 둔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는 강도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보호무역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보다 강력한 조치를 주장하는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TPP협상 철수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멕시코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등을 강조하고 있다.
국무장관 시절 자유무역을 주장했던 클린턴 후보는 이번에는 조건부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했다.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은 비관세장벽과 서비스무역 등을 둘러싼 협상의 어려움에 비해 미국이 얻는 이익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윤우진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가 집권할 경우 미국의 통상정책은 매우 공격적으로 변할 전망이며 미국 수출을 포함한 국내 주력산업의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경제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 현상을 기점으로 선진국들의 반세계화 움직임이 거대 흐름이 됐다"며 "당분간 선진국을 중심으로 반세계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