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이 고부가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LG화학은 2018년 말까지 1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광둥성 훼이저우(惠州·혜주)에 있는 ABS 화남 공장을 15만톤 증설한다고 7일 밝혔다.
앞서 훼이저우 다야만 개발단지의 장잉 위원회 서기 등 중국 고위 인사들은 지난 5월 한국을 찾아 LG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 임원들을 만나 투자 논의를 한 바 있다. 훼이저우시는 1만1300㎢ 면적에 473만명이 상주하는 상업도시로, 홍콩·션전·광저우 등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도시와 인접해있다. 이번에 증설되는 ABS는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 중 하나로 내열성과 내충격성, 가공성이 뛰어나 자동차 및 가전, 정보기술(IT) 소재로 주로 적용되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LG화학은 지난 2008년 중국의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합자회사를 설립, 현재 15만톤 규모의 ABS를 생산 중이다. 이번 15만톤 추가 증설로 중국에서의 ABS 생산능력은 총 30만톤으로 늘어나며, 국내 여수공장 90만톤과 중국 닝보공장(LG용싱) 80만톤 등을 더하면 전 세계 생산능력은 200만톤으로 늘어난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21%에서 26%까지 상승하면서 세계 1위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ABS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화남 지역은 중국 수요 중 절반 수준에 달한다. LG화학은 이번 증설을 통해 중국 ABS시장의 최대 수요처인 화남지역을 선점하고 이를 발판으로 신흥 성장시장인 인근 동남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지분율 추가 확보를 통해 화남 ABS공장의 주도적 경영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화남 ABS 생산법인은 CNOOC와 50대 50 지분구조의 공동운영 체제였으나, 이번 증설을 LG화학 단독 투자로 진행하면서 70대 30으로 지분을 늘리게 됐다. 이를 통해 7000억원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LG용싱도 75대 25 지분율로 LG화학이 주도적 경영권을 갖고 있으며, 현재 공장 가동률 100%를 유지하며 타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 사장은 "ABS 분야에서의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 및 차별화 된 기술 서비스를 극대화 해 중국 최대 시장인 화남지역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흥 성장 시장인 인근 동남아 공략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대산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의 에틸렌 23만톤을 증설하고, 공급과잉 PS(폴리스티렌)을 고부가 ABS라인으로 전환하는 등의 전략을 발표하며 기초소재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이 생산 중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제품의 모습. 사진/LG화학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