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올해 또 3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갈아치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조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을 당시 업계에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이는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롯데그룹 총수 일가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되는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더 주목할만하다.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현대석유화학, 케이피케미칼, 말레이시아 타이탄 등 대규모 인수합병과 선제적 투자를 통해 절대적인 이익의 규모를 키워왔다. 올해 연간 실적은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옛 호남석유화학 시절인 1980년 84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70배 수준으로 커졌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다른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도 올해 나란히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10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2016년 5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NCC 생산제품 중 비중이 가장 큰 에틸렌이 판매가격보다 원가가 더 많이 하락하면서 마진이 크게 늘었기 떄문이다. 2012년 평균 톤당 233달러였던 에틸렌 마진은 이후 매년 올라 올해 1~9월 평균 682달러까지 상승했다.
각사 공시에 따르면,
LG화학(051910)·롯데케미칼·
대한유화(006650)·여천NCC·SK종합화학·한화토탈 등 NCC보유 6개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17.1%로 집계됐다.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은 18.7% 였으며, 대한유화는 19.0%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전지·정보전자소재의 부진으로 9.1%에 그쳤지만, 기초소재의 영업이익률은 15.3%를 기록했다. 2014년만 해도 6개사의 영업이익률은 2.3%~4.3% 수준에 불과했다.
고유가 시기에는 북미, 중동의 산유국들이 주로 쓰는 에탄(천연가스)의 원가경쟁력이 훨씬 높았지만, 저유가 시기에는 차이가 좁혀졌다. 다만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국내 석유화학산업 원료의 90%를 차지하는 나프타의 원가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이를 대비해 국내 석화 기업들은 LPG 원료사용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미국에 에탄크래커(ECC) 건설을 통해 에틸렌 생산 원료를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화학단지 완공식에 참석한 (왼쪽부터)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