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면 '척척'…이통사 AI 스피커에 빠지다

SK텔레콤 누구 1만대 판매…KT·LG유플러스도 출시 준비

입력 : 2016-11-07 오후 3:31:53
[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아리아, 비 내리는 날씨에 어울리는 노래 좀 틀어줘" 인천에서 자취를 하는 최씨(31)는 최근 집에서 부쩍 혼잣말이 늘었다.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최씨는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최씨의 음성을 인식한 스피커에서는 권인하의 비오는날 수채화가 흘러나온다.
 
국내에서 AI 스피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무선 사업의 성장 한계에 부딪힌 이동통신 3사는 AI 스피커를 활용해 스마트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통3사 가운데 AI 스피커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SK텔레콤(017670)이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 누구를 부르는 명령어는 아리아, 팅커벨, 레베카, 크리스탈 등이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명령어를 바꿀 수 있다. 누구는 단순 명령에 따라 음악만 재생하는 것이 아닌 날씨와 일정 안내, 스마트홈 제어도 가능하다.
 
스마트홈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가 누구를 통해 명령을 내리면 가정 내 조명, 난방, 현관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여기다 무인 택배함, 공동현관 카메라 등의 시설도 제어가 가능하다. 실제 누구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서비스는 힐스테이트 목동을 비롯한 2000가구에 도입이 완료된 상태다. 내년까지는 분양을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2만9000가구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누구는 약 1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누구를 시작으로 AI 분야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누구는 성장형 AI 서비스로, AI 핵심 기술인 딥러닝을 접목해 새로운 데이터가 쌓일수록 스스로 진화한다"며 "누구를 SK텔레콤의 대표 플랫폼 사업 중 하나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모델들이 지난 9월 출시된 누구를 소개하고 있다.사지/SK텔레콤
 
LG유플러스(032640)LG전자(066570)와 손잡고 AI 스피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출시는 내년 중으로 논의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준비하고 있는 AI 스피커도 조명, 도어락, 냉난방 등을 제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LG전자의 생활 가전과도 연동해 종합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KT(030200) 역시 자회사인 KT뮤직이나 자체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계한 AI 스피커를 조만간 선보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는 음성 인식의 정확도가 95%를 넘어서고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AI를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이통사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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