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이동통신 3사가 3분기에 시설투자 비용을 줄였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며 실탄을 확보했지만 추가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통사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장비 업계는 시름이 깊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3사의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시설투자 비용 합계는 2조840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조2952억원)에 비해 13.8%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의 투자비용 감소폭이 가장 컸다. SK텔레콤은 올해 3분기까지 8400억원을 투자해 1조670억원을 투자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투자비용이 21.3% 감소했다. KT는 투자비용이 같은 기간 1조3445억원에서 1조2339억원으로 8.22% 감소했으며 LG유플러스는 8837억원에서 7670억원으로 13.2% 줄었다.
이통 3사의 3분기까지의 투자비용은 올초 내세웠던 연간 투자 목표치의 절반에 그친 수준이다. 각사가 제시했던 올해 투자 예상 규모는 SK텔레콤이 2조1000억원, KT 2조5000억원, LG유플러스가 1조5000억원이다.
이미 전국망이 구축된 가운데 올해 주목할 만한 새로운 통신 기술이 등장하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와 광대역 LTE-A 등 LTE 기반의 속도 경쟁이 이어지며 투자가 지속됐지만 올해는 새로운 통신 기술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통사들이 5세대(5G) 통신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용화 시기가 2020년으로 전망되고 있어 아직 가시적인 투자비용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통신 장비 업체들은 울상이다. 통신 장비 업체들은 이통사에 통신 시설 구축과 서비스에 필요한 스위치나 라우터 등 주요 장비들을 공급한다. 이통사들이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신기술 적용에 필요한 장비를 추가로 구입해야 장비 업체들이 매출을 늘리는 구조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지만 추가 투자에는 인색하면서 장비 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어둡다. 장비 업체들은 해외 이통사로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국내 이통3사가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이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3분기까지 이통사들의 투자 규모는 올해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며 “메인 고객인 국내 이통사들의 투자 축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져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관심은 4분기의 투자 규모로 모아진다. 4분기는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인 전자 업계에도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혀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광석 KT 재무실장 (CFO) 전무는 지난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신규 주파수에 대한 투자가 시작됐다”며 “가이드라인인 연내 2조5000억원내에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