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을 골자로 하는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시장의 온기가 식기 전 계획된 물량을 쏟아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는 8만122가구(임대제외)가 공급 계획을 잡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2만4142가구)에 비해서는 35% 줄었지만, 9·10월 직전 2개월(7만4993가구)보다는 7% 증가한 물량이다.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은 수도권은 4만5378가구로 지방(3만4744가구)보다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다.
두 달간 서울에서는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7곳에서 4461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1936가구) 증가한 수치다. 매년 연말 대단지 일반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2013년 1107가구, 2014년 2297가구, 2015년 2525가구, 2016년 4461가구로 올해 대단지 분양물량이 유독 많다.
특히 이번 대책의 영향권인 조정 대상지역에서도 2만7000여가구가 나온다. 11월 3일 이후 서울 25개구(민간·공공택지)와 경기 과천·성남시(민간·공공택지)시, 하남·고양·남양주·동탄2신도시(공공택지),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남·수영구(민간택지), 세종시(공공택지) 등 37곳에 전매제한 기간이 강화(부산 제외)되고 재당첨 금지 및 1순위 청약자격 제한 등이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단기차익을 노렸던 가수요들이 빠지고 그간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청약경쟁률도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약률이 빠지더라도 계약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매수심리가 위축될 경우 분양시장의 온도는 급격히 내려갈 것이고, 이로 인해 미분양이 다시 증가할 여지는 커졌다는 관측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연내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정을 뒤로 미뤘다가 분양시기를 아예 못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내년도 분양계획이 나오기 전이지만, 벌써부터 내년 계획물량에 대해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아직은 온기가 남아 있는 만큼, 건설사 대부분이 올해가 가기 전에 빨리 분양을 마무리 지으려는 분위기"라며 "대책에 포함되는 지역이라도 분양보증 승인이 나는 대로 일정에 맞춰 올해 안에 분양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대책으로 사실상 분양권 전매가 힘들어졌지만, 입주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내년 분양시장은 올해 보다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계획된 물량은 모두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