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던 브라질펀드마저 '흔들'

미 대선 불안감과 국제유가 급락에 한주새 6% 넘게 손실

입력 : 2016-11-09 오후 2:1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던 브라질펀드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임박한 불안감에 최근 한 주 새 해외주식형펀드가 낙폭을 키우는 가운데 브라질펀드는 6% 넘게 빠지며 해외주식형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7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해외주식형펀드는 한 주간 평균 1.8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본토(0.35%)를 제외한 여타 모든 국가별 주식형펀드가 손실을 냈다.
 
특히 6.27% 손실을 기록한 브라질펀드는 7일 하루도 마이너스 수익률(-2.20%)을 이어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둔화와 정부의 부정부패 스캔들, 국제유가 급락,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우려 등 많은 내우외환을 겪으며 지난해 13.3% 하락한 브라질 주식시장은 올 들어 빠르게 반등하며 급등세를 거듭했다. 브라질펀드가 연초 이후 60% 넘는 성과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간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 대선에 대한 불안감과 국제 유가 급락으로 가장 힘없이 주저앉은 것이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한 몫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 결과 예측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던 브라질펀드의 경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속절없이 빠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 확대로 이머징 시장이 반등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원자재에 대한 뚜렷한 수요 회복기미 없이 반등한 것이어서 원자재 가격이 무너지면 덩달아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브라질 헤알화의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우려를 키운다는 평가다. 헤알화의 지나친 강세가 전개되면 환율 약세 개입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브라질 정부 개혁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성공 확신까지는 아직 이르고 실행 과정에서 원안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는 턴아라운드돼 최악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투자에 신중을 기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신 브라질채권에 대한 직접투자는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채권의 경우 꾸준하게 10%대의 높은 이자를 주고 금리 하락시 추가적인 자본차익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채권에 직접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다. 
 
다만 여전히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 투자심리는 유효하다는 평가다. 단기 하락만으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돌아섰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얘기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는 아직 큰 불확실성이지만 관련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당분간 신흥국 투자심리는 유지될 것"이라며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마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군에서 관찰됐던 순유출세 등을 고려하면 미약하게나마 신흥시장 자금유입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던 브라질펀드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임박한 불안감에 최근 한 주 새 해외주식형펀드가 낙폭을 키우는 가운데 브라질펀드는 6% 넘게 빠지며 해외주식형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사진/AP·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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