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들이 새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 6월 동부건설이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성사된 M&A는 단 한 건도 없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경남기업(000800)이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예비입찰 당시 인수 의향을 밝힌 5곳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번 입찰도 불발됐다. 지난 7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7월 입찰 당시 경남기업은 자회사 수완에너지 지분(70%)때문에 매각 대금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이 매각의 걸림돌로 지목됐었다. 이에 지난달 매각 절차에 앞서 수완에너지가 분할 매각되면서 매각 가능성을 높였지만 결국 실패했다.
경남기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M&A를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끝내 청산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림건설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되면서 청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비슷한 처지인 STX건설 역시 지난 7월 두 번째 실시한 매각이 불발되면서 현재 청산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매각이 무산된
삼부토건(001470)도 자회사 삼부건설공업에 대한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나, 당분간은 재매각을 추진하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내년 초에 진행될 대우건설의 매각 역시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047040)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대우건설 매각을 본격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전량(50.75%)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PEF의 만기가 내년 10월인 만큼 빠르면 1월 말에 매각공고가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의 지분 가치는 1조33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1조원 이상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두 차례 매각에 실패하면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당 건설사들은 시장상황을 지켜본 후 신중하게 매각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향후 건설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M&A 성사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성사 된다하더라고 헐값 매각이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취임식 당시 모습. 사진/대우건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