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무조건 양 많고 큰 것을 필요로 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1인가구의 수가 증가하고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패턴이 자리잡으면서 더 작아지고, 알찬 구성의 제품이 인기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작년 5월과 올해 7월에 걸쳐 최근 1~2개월 동안 식품을 직접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소용량, 소포장 식품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10명 중 9명(90,4%)은 소용량 식품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용량·소포장 식품의 구입 경험도 증가했다. 전체 응답자의 77%가 소용량 식품을 구입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보다 66.7% 크게 증가한 셈이다. 가구 형태별 소용량 식품 구입 경험에서도 1인 가구 78%, 2인 가구 78.2%, 3인 이상 가구 76.7%로, 별 차이가 없었다.
혼자서 남기지 않고 부담없이 다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소용량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이어지며 고객 소비 성향에 맞춘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같은 트렌드를 읽고 소포장 가정간편식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004170)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피코크는 2013년 출시 초기 매출이 3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1000억원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1500억원 대로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롯데도 지난 7월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초이스 엘 골드'(Choice L Gold)'를 새로 만들었다.
롯데제과(004990),
롯데푸드(002270),
롯데칠성(005300) 등 제조계열사와 우수 협력사가 '초이스 엘 골드' 제품을 만들고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그룹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방침이다. 롯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품목 제품을 개발해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디저트 시장에서도 1인가구를 겨냥한 '컵푸드'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의 스테디셀러 제품을 컵에 소용량으로 담아 재출시 하는 등 관련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컵에 담은 디저트는 양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먹기에 간편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빙그레(005180)가 출시한 '엑설런트 바닐라의 꿈'은 1988년부터 이어져온 기존의 낱개 종이 포장 대신 컵 형태의 용기를 적용한 제품이다. 이중컵 재질로 인해 체온에 의해 제품이 녹는 것을 방지한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의 '북해도 컵케익'은 일본 유명 디저트 전문 브랜드인 '북해도코리아'와 기술제휴를 통해 출시한 제품으로 풍부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컵에 담긴 제품으로, 다른 일반 케익 제품과 달리 양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제품은 레어치즈케익, 망고파르페, 티라미수, 밤몽블랑 등 총 4종으로 구성돼 있다.
혼밥족 등의 증가로 확대되고 있는 간편식 시장에도 '컵푸드' 바람이 불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의 '햇반 컵반'은 컵에 국밥, 덮밥, 비빔밥 등을 담은 제품으로, 별도의 냉장 및 냉동 보관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도시락, 샌드위치 등과 달리 컵형태의 용기를 사용해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제품은 '콩나물국밥', '강된장보리 비빔밥', '하이라이스 덮밥'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각자 기호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 증가,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 성향 등의 사회적인 트렌드로 최근 소포장 제품과 해당 제품 패키지 기획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더 다양한 품목의 소용량 제품 출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싱글족을 겨냥한 홈플러스의 간편채소 제품들. (사진제공=홈플러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