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大戰)은행 M&A..혈투가 시작됐다

① KB금융지주 "절대 1강 2중이다"
3강 구도 `No`..초대형 절대 1인자 야망
외환銀, 증권 인수 의지..강정원 리더십 주목

입력 : 2009-12-08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인수합병(M&A)이다. 이미 많은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합병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냈고 내년에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몸집 불리기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뉴스토마토는 '금융 삼국지'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해져가는 금융지주사들의 내년 인수합병 기상도를 시리즈로 조망해봤다. [편집자주]
 
◇ KB, '3강' 넘어 '절대1강 : 2중' 꿈꾼다
 
KB금융(105560)그룹은 1위 같지 않은 1위 금융지주사다.
 
지난 9월말 현재 금융그룹별 총산자규모에서 KB금융은 331조1000억원으로 1위다. 그 뒤를  2조5000억원차로 우리금융(328조4000억원)이 쫓고 있다. 3위는 신한금융 311조 2000억원이고 하나금융은 160조1000억원으로 3대 금융그룹 절반 수준이다. 
 
현재  '3강' 구도 속에선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하다. 2위 우리금융그룹이 4조~5조원대 저축은행이나 지방은행 하나만 인수해도 금세 KB를 제치고 1위가 된다. 3위 신한금융이 중소형급 은행을 인수해도 마찬가지다.
 
KB로서는 현재 삼국지와 같은 '3강' 구도 대신 '1강 2중'구도를 원한다. 초대형 그룹으로 우뚝 서 넘버 1위 자리를 2, 3위권 은행들이 바라보지도 못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KB금융의 내년 목표다.
 
KB가 외환은행과 증권사 인수에 그렇게 목을 매는 이유다.
 
◇ 강정원 리더십 도마위로
 
KB금융지주는 지난 3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강정원 현 국민은행 행장을 새 지주사의 회장으로 공식 추천했다. 강 내정자는 회추위에서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앞으로 황영기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내부를 다지고 외부기관을 인수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 선임 직후 KB금융은 보도자료를 통해 "닥쳐 올 금융대전에 잘 대응할 적임자로 평가 받아 향후 3년을 이끌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천되었음"이라고 평가했다.
 
강 내정자가 처리해야 할 KB금융 제일 과제는 인수합병을 통한 수익 다변화.
 
소매금융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를 먼저 바꿔야 한다. KB금융 순이익 90%는 압도적인 지점수를 바탕으로 소매금융에서 나온다. 덩치는 큰 데 반해 순익을 내는 구조는 '곰'처럼 답답하다. 우리금융은 기업, 신한금융은 탄탄한 자회사에 내는 순익이 많다.
 
KB금융은 외환은행(004940)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외환부문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국내 최대 소매금융에 역시 최대 외환금융이 합쳐지면 큰 '무기'가 된다는 생각이다.
 
KB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 임원이 영국 런던에 국민은행과 외횐은행 지점을 둘러보고 난 후 외환은행을 인수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알겠다고 말한적 있다"며 "외환은행의 해외지점 및 외환 관리 노하우가 우수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호의적이다. KB금융지주의 강 내정자는 이미 2006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다. KB금융도 같은해 외환은행 인수 협상자로 선정된 적이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 인수계획도 있다. 현재 시장에 나온 푸르덴셜증권 외에 ING생명 인수설도 거론된다. 큰 덩치에도 불구, 증권, 보험 등 투자부문에서 경쟁력이 약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외 카드사 분사도 내년 중에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소매금융에만 의존했던 '느린 곰'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빠른 곰'으로 변신을 하는 것이다. .
 
◇ 뼈아픈 외환銀 인수 실패 경험 
 
하지만 좋은 먹이를 두고 배고픈 사냥꾼들은 많이 몰리는 법. KB금융의 시나리오와 달리 인수합병이 원활치 못할 수 있다.
 
시중은행 4위인 하나금융지주, 2012년 민영화를 앞둔 산은금융지주까지 공개적으로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들 은행 모두 예적금 수신을 통해 중형급 은행으로 크기엔 시간이 모자라다. 대형주 위주 M&A를 통해 한꺼번에 덩치를 불리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자산과 인수자금 동원력에서 KB와 규모차가 심하겠지만 하나와 산은이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넘어서는 것도 과제다.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입구 왼편에는 아직도 2006년에 만들어진 현수막이 붙어있다. 시중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합병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결의문과 임직원들의 서명이 빼곡하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회사 입장이 나온건 없다"고 말했다.
 
KB지주 한 관계자는 예전 외환은행 인수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아직까지 M&A에 대해 말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매도인이 본격적으로 나온 것도 아니라서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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