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역대급 실적을 기록 중인 항공업계의 남녀 직원간 평균 임금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평균 근속 년수가 긴 남성 직원이 임금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높은 임금을 수령하는 조종사 직군의 남성 비중이 압도적이기 떄문이다.
대한항공의 3분기 항공운송직군 남성 직원 평균 임금은 약 6760만원인데 반해 여성 직원은 3490만원에 그쳤다.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의 절반(51.6%)을 받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남성 6700만원, 여성 3400만원으로 약 두배 가량의 격차를 보였고, 제주항공 역시 남성 4400만원, 여성 2200만원씩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사 모두 여성 항공운송직군 종사자 임금이 사내 평균에 못 미쳤다.
이는 연초 OCED가 발표한 국내 남녀 평균 임금 격차 36.7%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같은 일을 하고도 남성 직원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 직원은 63만3000원만 받는 셈이다. 국내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매출 상위 100위권내 대기업을 기준으로 고위 직군으로 올라갈수록 남성직원들이 많은 데다 평균 근속년수 역시 여성직원들이 짧은 편이라 이같은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남녀 평균 임금 격차가 업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항공운송업계 간극은 높은 남성 조종사 비중 탓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기가 착륙을 위해 인천공항 활주로로 들어오고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뚜렷한 남녀 평균 임금 격차 속에서도 유독 항공업계 간극이 큰 이유는 높은 임금을 수령하는 기장·부기장 가운데 남성의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국제여성조종사협회(ISWAP)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세계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여성조종사는 4000여명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기장은 약 450명 정도다. 이 마저도 대부분 미국계 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조종사를 보유한 대한항공마저도 지난해 기준 단 4명의 여성기장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 여성 기장·부기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기준 기장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만큼 이들이 포함된 평균 연봉을 산출했을 때 남녀간 임금 격차 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평균적으로 남성 직원들의 근속년수가 조금 더 긴 만큼 임금 역시 더 높긴 하지만 조종사 직군을 제외하면 큰 차이는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3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3사 남녀 직원간 평균 근속 년수 격차는 약 4년 정도 남성직원이 길다.
한편, 현재 대한항공은 전체 1만2784명의 항공운송 직원 중 32.5%에 해당하는 4150여명이 조종을 담당하는 기장과 부기장이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8625명(남 3912명, 여 4713명) 가운데 1470여명이 조종사 임무를 수행 중이며, 제주항공도 총 1682명(남 935명, 여 747명) 가운데 각각 181명, 188명이 기장·부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