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개입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정교과서 시안 공개를 앞두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별법 처리를 통해 국정화 추진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도종환 간사 등 민주당 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게이트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한다면 ‘역사교과용 도서의 다양성 보장에 관한 특별법안’, ‘국정교과서 폐기 결의안’ 등을 통해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종환 간사가 지난 7월 발의한 역사교과용도서 특별법에는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국정 도서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역사교과서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정치 권력의 이해로부터 자유롭게 편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순실씨가 국정 전반에 개입한 증거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사전 규명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종환 간사는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청와대 핵심 참모가 최순실 국정농락 게이트에 연루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국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혼’, ‘기운’ 등 종교적 기운이 느껴지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 역시 해명된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률 전 수석은 최순실씨의 측근이자, 문화예술계 실세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의 외삼촌이다.
이들은 또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헌법적 가치와 국제적 기준마저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통상적으로 발표하던 집필기준 마저 당초 약속과 달리 드러내지 않은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개된 일부 집필진도 자격미달이라고 비판했다.
도 간사는 “박 대통령이 현재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국정교과서와 함게 퇴진하는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차기 정권에서 중단될 것”이라며 “국정화 추진은 박 대통령 퇴진의 또다른 동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이날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중단 및 폐기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번 결의안은 야 3당 원내대표가 발의했고, 소속 의원 전원인 162명이 찬성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종환(오른쪽 두번째) 간사 등 민주당 의원들이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