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다운 판매, '속도전'이 생명

판매량 실시간으로 파악해 리오더
재고부담 줄이고 날씨따라 대응 가능

입력 : 2016-11-17 오후 2:24:07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아웃도어 업계의 한 해 장사를 결정짓는 다운재킷 판매에서 속도전이 중요해졌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한참 전부터 다운재킷 물량을 대거 준비하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품을 조금씩 자주 만들어내는 '반응생산'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다운재킷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지난해에는 따뜻한 겨울까지 겹치며 겨울 장사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아웃도어 업체들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생산·판매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다운재킷 판매량을 일이나 주 단위로 수시로 집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의 코오롱스포츠를 현재 주 단위로, 세정그룹의 센터폴은 일 단위로 판매량을 집계 중이다.
 
집계에 따르면 올해 다운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11월 초부터 시작된 이른 추위 덕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다운재킷 전체 판매량이 전년대비 170% 증가했다고 밝혔다. K2의 다운재킷 판매량도 11월 들어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으며, 센터폴은 다운재킷이 입고된 10월 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전년대비 판매량이 65% 증가했다. 뉴발란스가 모델 김연아를 앞세운 '연아다운'의 판매율은 출시 한달만에 70%를 기록했다. 
 
늘어난 판매량은 곧바로 리오더로 연결되고 있다. 뉴발란스는 초도물량 대비 7배 추가 생산을 진행했으며 센터폴도 현재 추가 물량 주문에 들어간 상태다. 코오롱스포츠는 리오더를 위해 판매 추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판매량 점검과 이에 따른 리오더가 중요해진 이유는 다운재킷이 연간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이기 때문이다. 단가가 높은 다운재킷을 무턱대고 많이 생산했다가 판매가 부진할 경우 한해 장사를 망치는 것은 물론 재고부담까지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까지는 봄·여름에 다운재킷을 다 만들어놓고 9월부터 매장에 깔아놓는 방식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초기물량을 적게 생산해 반응을 본 뒤 리오더 하는 방식이 업계 전반에서 체질화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여름철 다운 선판매 행사가 크게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미리 가늠하기 힘들어졌다는 점과 날씨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도 실시간 판매량 점검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평년보다 이른 추위가 찾아오긴 했지만 반짝 추위 뒤에 다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물량을 가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응생산 방식은 물량 대응을 넘어 새로운 상품 생산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아이더는 최근 흰색 다운재킷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에 없던 흰색 제품을 선보였다. 아이더 관계자는 "캐주얼 스타일의 다운재킷이 인기를 얻다보니 흰색 제품은 없냐는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예정에 없던 스타일이지만 신규 제작해 한정 판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반응생산 방식에도 리스크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빠지는 속도와 리오더 속도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면 중간에 제품 공백이 생길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장사는 망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뉴발란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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