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쟁력 확보 위해 칸막이식 업역 규제 풀어야"

원·하도급 관계 법률로 규정해 저가수주 등 부작용 발생
일각에선 "종합건설, 전문건설 각자의 역할 존중해야"

입력 : 2016-11-21 오후 4:22:2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건설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재 종합건설과 전문건설로 구분돼 있는 업역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설업 업역 규제로 인해 원도급 업체와 하도급 업체 간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수주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저가수주 등 부작용이 발생 한다는 것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제8조(건설업의 종류)에 보면 '건설업의 종류는 종합공사를 시공하는 업종과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조항에 따라 국내 건설업은 크게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로 분류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종합건설, 전문건설 등 건설업 영업범위를 법률로 강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엄격한 원·하도급 관계를 법률로 정하고 위반 시 각종 처벌을 받게 돼 불공정 하도급 관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종합건설사는 같은 종합건설사에 하도급을 줄 수 없다. 또 1개 하도급 업체에 일괄 하도급을 주는 것도 불법이다.
 
전문건설사는 하도급으로만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돼 있다. 발주자로부터 직접 공사를 수주받는 것은 불법이다.
 
신영철 건설경제연구소 소장은 "건설업에 대한 칸막이식 업역 구분은 대외적으로는 신규진입을 제한해 진입장벽을 높이고, 내부적으로는 경쟁력 확보 보다는 물량 다툼에 집중하게 만든다"며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우리나라만 업역 규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종합·전문건설업을 1개의 면허인 건설업으로 통합해 건설업체라면 누구나 원도급이 될 수 있고, 하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규제로 발생한 원도급 업체와 하도급 업체 간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내 건설업에 종사하는 180만명의 근로자 중 원도급과 하도급 사이에 종사하는 약 15만명을 제외하고는 하도급-재하도급 약 35만명, 재하도급-일용직 약 130만명은 실질적인 수익이 적고 사회적인 보호망도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현장 최일선에 근무하며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을 담당하는 현장 근로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부실공사와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하도급 업체의 직접 수주를 제한함으로써 과도한 수주 경쟁을 초래하고 이는 저가수주로 이어져 전체 건설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시공의 효율성을 위해 현재와 같은 분업 생산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종합건설사는 공사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관리·조정을 담당하고 전문건설사는 직접 시공하는 형태로 그동안 상호 역할 분담을 통해 국가 기간산업으로 발전해왔다"며 "종합·전문 간 업역 규제 폐지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칸막이식 업역 제한 폐지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며 "일부 업계에서 반대가 있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합건설과 전문건설로 구분돼 있는 칸막이식 업역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중구 만리재고개 인근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철재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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