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폰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폰으로의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등 기존 스마트폰 경쟁사들에게는 위협적이지만, 이들을 고객으로 삼는 국내 부품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매출 증대와 시장 다각화 등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고급화가 가속되면서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의 수혜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듀얼카메라를 내장한 화웨이 'P9'의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22일 삼성디스플레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중국 지역에서 7조34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조4616원보다 13.7%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7.8%로 지난해 3분기의 30.9%에서 크게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화권 매출 증가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채택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7%의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샤프 등이 급격히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잡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가 미미하다.
스마트폰의 OLED 패널 탑재가 점차 보편화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수혜도 커질 전망이다. 최신 프리미엄 모델 '메이트9프로'에 양면 엣지 OLED 패널을 적용한 화웨이는 현재 2%에 불과한 OLED 스마트폰 비중을 8%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 2분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매출처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오포 역시 39%까지 탑재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3위 업체 비보도 3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18년 OLED 스마트폰의 비율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인 카메라에서도 국내 부품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샤오미 홍미프로, 비보 X9플러스 등 4분기 출시 예정인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절반 가량에 듀얼카메라 탑재가 예상될 만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 듀얼카메라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는
삼성전기(009150)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 경영실적발표회에서 "중화 메이저 거래선향으로 듀얼카메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10%에 그쳤던 중화향 매출 비중은 3분기 20%까지 증가했다. 또 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 3분기 삼성전기의 삼성전자향 매출 비중은 58.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5%보다 1%포인트 줄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