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김종(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제2차관이 수영 국가 대표 박태환(인천시청)에게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참가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특수본 관계자는 24일 "김 전 차관이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 참가 포기를 강요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 의혹과 관련해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두 사람과 같이 현장에 있던 박태환 측 참고인을 소환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참고인을 상대로 실제 김 전 차관이 박태환에게 올림픽 참가 포기를 강요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김 전 차관은 지난해 하순부터 삼성그룹을 상대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만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무상비밀누설) 등으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문체부 제2차관으로 임명된 뒤 '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며 최씨와 차은택(구속)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각종 체육계 이권 개입을 지원한 의혹을 받아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비롯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두 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추가 출연금 등 거액의 후원금을 냈는데 공교롭게도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늘 롯데 압수수색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해 추가 출연금을 낸 것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대가성이 있으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롯데의 면세점 승인과 관련해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있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 의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가 전혀 확인한 바 없다"라고 밝혔다.
또 이날 검찰은 지난 22일 법원에 신청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접견금지를 허가받았다. 따라서 이들의 변호인 외에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을 면회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누군가 면회를 와서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내용을 누설할 수 있어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은 누설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접견금지 신청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혐의점을 찾는 대로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경우 아직 좀 더 여러 자료를 살펴보고 검토해야 한다. 김 전 실장은 아직 드러난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 22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