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6일 개최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도 자체 행사를 가진 뒤 광화문에 집결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출구는 없다. 버틸수록 국민의 분노만 더 커질 뿐”이라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이어 “끝까지 국민의 하야하라는 민심을 못들은 척 외면한다면 남은 것은 탄핵뿐”이라며 “국회는 탄핵으로 헌정초유의 국정농단을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추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이제 친박이니 비박이니 탄핵으로 흥정할 시간이 없다. 누가 헌정질서를 파괴했는가. 누가 국정을 파탄 낸 대통령을 엄호해왔는가”라며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든 대통령과 그 대통령을 엄호해 왔던 새누리당, 마지막 책임을 다 해야 한다”며 탄핵 동참을 압박했다.
국민의당도 광화문 무교동 사거리에서 ‘박 대통령 퇴진 당원 보고대회’를 열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이 박근혜 퇴진하기 제일 좋은 날”이라며 “한 사람만 대한민국에서 물러나면 4999만9999명이 행복하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탄핵을 위해 새누리당의 양심적인 비박 의원들과 협력해 약40표 이상을 확보했다”며 “오늘 이 순간까지 박 대통령을 도왔다고 하더라도 친박의원들이 반성하고 사죄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함께 박근혜를 탄핵하겠다”며 새누리당에 탄핵 동참을 회유했다.
정의당은 광화문에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정의당 이동당사’ 출정식을 개최했다.
심상정 대표는 “최종 탄핵심판을 통해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데까지 많은 암초가 있다”면서도 “국회에서 반대하면 그 반대세력을 국민들이 자르면 된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뜻과 다른 판결을 낸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대통령 임기 단축을 하는 국민탄핵으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박근혜 게이트, 검찰게이트, 재벌게이트, 삼성게이트로 규정하고 “우리는 이 탄핵 국면을 맞아 대통령 탄핵에 멈출 것이 아니라, 아직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칭칭 동여매고 있는 기득권 질서를 뿌리 뽑는 대개혁까지 완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내 차기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촛불집회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면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대통령은 없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었고 최순실 일가의 대통령이었다”며 “돌이켜보면 2012년 12월부터 오늘까지 지난 4년 간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없었다”고 일침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도 민주당 행사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부겸 의원은 각각 광양·순천과 대구에서 촛불을 들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한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며 “세상 바뀌는 것을 막고 개인 욕심 취하는 기득권 정치를 깨부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따르면 궂은 날씨 속에도 저녁 8시 기준 서울 광화문 광장에만 130만이 넘는 시민이 모였고, 전국적으로는 160만명이 참석했다. 이는 지난 12일 집회 때 100만명을 넘어선 사상 최대기록이다.
청와대 측은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기존 반응을 되풀이했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이하 수석비서관들은 전원 출근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방송으로 집회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