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트럼프 보호무역 장벽에도 멕시코시장 '이상무'

"CKD 증가로 매출 오히려 증가할 것"

입력 : 2016-11-29 오전 6: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수출을 위해 멕시코로 진출한 기업들은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글로벌 종합물류유통기업 현대글로비스(086280)는 관세가 부과되도 반조립제품(CKD) 물량 증가로 오히려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KD는 완성차 조립에 필요한 제품을 말한다. 완성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해외공장에서 부품을 재조립하면 관세가 더 낮아 완성차업체들은 주로 CKD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멕시코 CKD 매출은 올해 약 2000억원, 내년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극단적으로 멕시코 생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활시키더라도 현지 생산량은 10만~2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내년 멕시코 CKD 매출액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관세가 부활하더라도 국내 부품업체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이동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공장을 짓게 되면 국내공장 대비 부품 현지 조달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인건비가 높기 때문이다. 완성차 관세 역시 올해부터 무관세로 수출됐던 점을 감안하면 관세가 부활할지라도 미국수출 완성차 해상운송 물동량이 감소할 가능성 역시 낮을 것으로 보인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부활해도 한국의 부품기업이 인건비가 높은 미국으로 부품생산설비를 이전할 가능성은 낮다”며 “부품회사의 생산거점이 한국에 있는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미국수출용 해상운송물동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분기 현대·기아차 부진에도 멕시코로 가는 CKD 수출 영향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완성차 수송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해외물류 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줄어든 1조811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CKD 부문의 매출액은 같은기간 8.8% 확대됐다. 
 
특히 올해 9월부터 가동이 본격화된 기아차(000270) 멕시코공장에서 CKD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K3 생산에 필요한 CKD는 현대글로비스가 국내에서 멕시코 공장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멕시코 공장 생산차량의 20%는 현지에서 판매되고 나머지는 북미, 중남미 등 해외 8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대부분 해상 수송에 의존하는데 제품 유통은 현대글로비스가 담당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이 예정된 물량만 K3 10만대로 기아차는 현지화 모델인 프라이드 후속(현지명 리오)을 추가 양산해 생산량을 4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의 국내공장 파업여파로 국내·해외물류 사업이 부진했지만 CKD가 이를 상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에도 내년 현대글로비스 실적은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 사진/기아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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