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감산 가능성이 낮아지며 국내 증시에서 정유주가 눈에 띄는 약세를 나타냈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OPEC 회원국들이 원유 가격 안정 대책 관련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며 감산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가 돌연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 역시 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감산 합의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회의에서 감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35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10달러의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토르비요른 토른키스트 군보르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합의 없이 회의가 끝나면 10달러까지 추락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 역시 정유주들의 향후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제유가의 향방이라면서 감산에 따른 유가 하락은 정유주에도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가 하락은 정제마진을 떨어뜨려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유 업종의 정제마진은 수년간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디젤과 케로신의 수요 부진으로 개선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태”라면서 “만약 국제유가가 하락한다면 부진한 정제마진의 충격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유업에 대해 중립 투자 의견을 제시했다.
정제마진이 낮은 것 이외에도 중국의 석유제품 재고 수준이 높은 것 역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박 연구원은 이어 “정유주에 대한 투자는 마진이나 업황보다는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배팅해야 한다”며 유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여기에 연말 정유업계의 임금 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협상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주가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바레인 사키르 사막에 있는 유전에서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AP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