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대통령, 주저앉는 한국경제

컨트롤 타워 부재·정책 수립 '안갯속'…"대통령 하야 불확실성 줄여야"

입력 : 2016-11-30 오후 4:43:07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버틸 때까지 버티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히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에 침몰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경제당국은 한 지붕 두 수장의 불편한 동거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한 지 오래고, 내년 한국경제가 나가야 할 길을 제시할 경제정책방향 수립도 안갯속이다.
 
대외적으로도 트럼프 신정부의 탄생이 불확실성을 높여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는데다가 이번 대통령의 세 번째 담화도 아무런 결과 없이 국회로 모든 결정권을 넘기기만 하는 상황에 그쳐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지기만 했다.
 
국정공백과 정치불안 장기화는 경제위기로 전이됐고, 그 부작용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조사됐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으로 지난달보다 무려 6.1포인트나 떨어졌다.
 
기업들의 '투자절벽'도 불가피하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로 일단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미루고 있다.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꼽을 정도로 심리적 불안감이 확대된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작년 5.3%를 기록한 설비투자 증감률이 올해 3.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9(-7.7%) 이후 가장 낮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지난달 70.3%10월 기준 IMF 당시인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장률도 바닥을 칠 전망이다. OECD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6%0.4%포인트나 대폭 낮춰 잡았다. OECD'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경제의 성장을 갉아먹을 것으로 진단했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버티면 버틸수록 힘겹게 지탱해온 한국경제 추락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말마다 촛불 들러 나오면서 국민들은 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고 소비도 일정부분 위축되는 등 사회적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경제정책 작동은 멈춰섰고, 국회도 중요한 경제법안 처리에 손놓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탄핵이든 정국 수습이 빠를수록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미뤄뒀던 투자나 소비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도 "국민의 뜻은 촛불로 해서 나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 또는 퇴진 거취를 정해서 빨리 시국이 수습돼야 경제가 다시 돌아간다""현재 상황에서 버티면 버틸수록 혼란만 가중되고 경제상황에도 부작용만 심화된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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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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