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톰보이와 시스템 등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여성복 브랜드들이 최근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젊은 고객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왕년에 인기를 끌던 브랜드의 경우 고객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노후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성공적으로 피해갔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 톰보이가 지난달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한달 매출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브랜드 사상 최대 오픈 매출 규모이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체 여성 캐주얼 브랜드 중에서도 최상위권 매출이다.
톰보이는 1977년 첫 선을 보인 국내 1세대 여성 캐주얼 브랜드다. 1980~1990년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악화되며 2010년 부도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에 인수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명을 스튜디오톰보이로 변경하며 사업을 재개했고 2014년에는 연속적인 적자상태에서 벗어나며 법정관리도 졸업했다.
올해 8월에는 재도약을 위해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에 들어갔다. 브랜드 이름을 톰보이에서 스튜디오 톰보이로 바꾸고 제품 라인을 디자인과 가격에 따라 5가지로 확대했다. 최고급라인인 아틀리에 라인은 물론 저가 라인인 에센셜 라인까지 전반적으로 '가성비'를 핵심 전략으로 잡으며 경기 불황기에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증권가 등에서는 스튜디오 톰보이의 리뉴얼 효과 등으로 신세계톰보이가 목표 대비 130%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섬(020000)의 여성복 시스템도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시스템은 1990년 론칭된 브랜드로 지난해 25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전년대비 10% 정도의 성장세가 예상되며 11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전망이다.
시스템도 최근 신규 라인 론칭을 통한 브랜드 확장을 꾀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 대비 저가 라인인 '시스템-2'와 고가 라인인 '시스템-0'를 선보이며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2'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유입이 적었던 젊은 층을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가격대를 기존 브랜드에 비해 10~15% 정도 낮추자 2030세대의 비중이 5%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과거 20대였던 충성 고객들이 40대에 접어들며 경제력과 구매력이 높아진 점도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통계청의 '가구주 연령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올해 40대의 소비지출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났지만 30대는 1.4%, 20대는 0.4% 감소했다.
40대인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학생이었을 때 시스템 같은 브랜드가 로망이었다"며 "아직도 백화점에 가면 해당 브랜드 매장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톰보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내부 모습.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