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우리시간 오전 7시에 종료된 국민투표는 개헌 반대 59.5%, 찬성 40.5%로 부결됐으며, 렌치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뜻을 밝혔다.

따라서 2018년으로 예정된 총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총선이 앞당겨지고 이탈리아 정권 혼란이 지속된다면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오성운동 등 포퓰리즘 정당의 파워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이 커진다면 또 다시 금융시장을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내비쳐왔다. 

특히 이탈리아의 부실 은행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EU 탈퇴 이슈가 불거진다면 은행들의 줄파산 가능성과 함께 이에 따른 국내 시장 타격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하락폭은 예상보다는 적었다. 이날 코스피는 0.37% 내린 1963.36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꼽았다. 이미 이번 이슈가 증시에 선반영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결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정책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잇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며 "이번주 목요일 예정된 ECB 회의에서 양적완화 연장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탈리아의 EU 탈퇴 역시 실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리스크가 크다고 해도 실제 이에 따른 유럽발 리스크는 내년 초중반은 되야 불거질 것인 만큼 현재로는 증시 불확실성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이 낮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고,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에는 이러한 변동성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이탈리아 국민투표는 지금보다 내년 유럽 정치적 리스크에 강도와 파급력을 가늠하는 수준의 불확실성으로 판단한다”며 “실제 리스크는 내년 1분기부터이기 때문에 현재는 이런 투자심리를 역으로 이용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