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침체일로를 걷던 케이블TV업계에 모처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M&A) 무산으로 업계의 활로가 닫히면서, 독자적 생존방안으로 전략이 수정됐다. 정부 정책도 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활기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내부적 변화의 신호탄은 CJ헬로비전이 쏘아올렸다. CJ헬로비전은 지난 6일 경남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하나방송을 22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피인수자였던 처지에서 공격적으로 행보가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발 유료방송시장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M&A를 통해 그동안 CJ헬로비전과 하나방송의 서비스 경쟁 권역이었던 경남 창원시 등은 CJ헬로비전의 100% 독점 권역이 됐다. 독점력을 강화해 이동통신 3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인터넷(IP)TV와 경쟁하면서 독자생존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J헬로비전의 추가 M&A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K텔레콤과의 M&A 무산 직후 CJ헬로비전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변동식 대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미디어데이를 통해 "M&A 추진과 관련해 모든 검토를 다 열어놓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을 판단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0월 미디어데이에서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가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CJ헬로비전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정책 방향 변화가 감지된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발표할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마련하면서 현재 78개로 나뉜 사업권역 폐지를 추진했다. 사업권역이 폐지되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과 M&A가 활성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이에 대해 케이블TV업계는 지역성 구현을 통한 방송의 공공성, 공정성 실현 등을 이유로 사업권역 폐지에 반대하고 나섰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지역 채널을 운영하면서 지역 시청자의 복지나 지역 문화의 다양성 제고, 지역 정보 제공 등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은 정부 방침에 대한 반대의 논거로 활용됐다. 한발 더 나아가 업계는 지난 6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항의 차원의 집회도 계획했다.
그러나 미래부가 사업권역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집회는 취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가 당초 발표한 정책 방안을 조정할 의사를 밝혀왔다"며 "일단 집회를 유보하고, 추후 미래부의 정책 발표를 보면서 추가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