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들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전체 수입차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15.8% 감소한 반면 일본 브랜드는 같은 기간 32% 증가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가장 컷고 안전하고 사후서비스가 좋은 일본차를 찾는 고객도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한국토요타·닛산·혼다 등 일본차의 지난달 등록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2518대) 보다 32% 증가한 3325대를 기록했다. 올 1~11월 누적 등록대수는 3만1867대로 전년동기(2만5578대) 대비 24.6% 많아졌다. 점유율 또한 작년 11%에서 17.2%로 상승,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렉서스 판매량은 1167대로 전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토요타는 870대로 4위, 닛산은 594대로 9위, 혼다가 528대로 10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수입차시장이 전체적으로 축소된 가운데 렉서스는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일본차가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편 혼다의 경우 지난 10월 최대 실적인 917대를 기록했으나 11월 다시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평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에 대해 혼다 관계자는 "10월에 주문물량을 실은 배가 특히 몰리면서 판매량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일본차가 약진한 이유는 폭스바겐 사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독일 디젤차가 주춤하는 사이 일본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량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단 한 대의 자동차도 신규 등록하지 못했다. 대부분 주력 차종의 인증이 취소돼 판매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그룹 내 계열사인 벤틀리 역시 11월 한 대의 차량도 출고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는 디젤 보다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시장을 필두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건을 계기로 내구성과 사후서비스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점유율을 확장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렉서스 2016 올 뉴 ES300h. 사진/토요타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