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기업은행(024110)과 산업은행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탈퇴한다. 다른 금융공기관과 금융사들의 탈퇴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오는 12일에 전경련 탈퇴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무위는 소속 관할처 법률안 상정을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 역시 기업은행과 비슷한 시점에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산은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전경련에 회비 납부를 하지 않아 전경련 탈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수출입은행은 당장 산은 기은과 함께 행동을 하지 않고 내년 초 탈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탈퇴 여부를 놓고 내부적인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며 "매년 초에 회비를 납부하는 식이라 내년 초쯤 결론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전경련 탈퇴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이슈화됐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대기업 이익단체인 전경련에 금융공기업의 참여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동건 산은 회장과 이덕훈 수은 행장, 권선주 기은 행장 모두 전경련 탈퇴 검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삼성전자(005930) 이재용 부회장이 전경련 탈퇴를 의사를 밝히면서 대기업들 마저도 줄줄이 전경련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전경련 탈퇴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사다. 그동안 전경련이 시중은행의 대기업 영업을 위한 마케팅 창구 역할을 해왔으나,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청와대 심부름꾼'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회원사 자격을 유지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전경련에는 이들 국책은행을 비롯해 국민·우리·신한·KEB하나 등 대형 시중은행 등 총 52개 금융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경련은 대기업이 주체가 되는 곳인데 기업이 빠지면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이진복 위원장 사회로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