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보험사, 감원 한파 분다

새 회계기준 자본확충 부담…대형사는 내년에 검토

입력 : 2016-12-12 오후 3:34:24
[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새로운 회계기준에 대한 자본확충 부담으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한 대형사는 내년에 또 한 번의 희망퇴직이 예상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14년에 이어 2년 만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년 이상 근무한 48세 이상의 직원, 1968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1996년 12월31일 이전 입사자로 규모는 전체 직원(1300명)의 4% 이내다. 회사 측은 신청자가 최대 50명 이내일 것으로 예상했다. 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38개월분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받고 자녀 학자금 등을 지원받는다.
 
이에 앞서 법인전환을 앞둔 AIA생명 한국지점은 지난주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했는데 예상보다 지원자가 많아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계 중소형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달 전 직원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5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은 올해 2월과 10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통해 300여명의 직원이 퇴사했고 알리안츠생명도 희망퇴직으로 200여명의 인력이 줄었으며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000060)가 지난 6월 대형 점포전략에 따라 점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현대해상(001450)도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런 인력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A생명은 미래에셋생명과 합병 전 소규모 인원 감축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사 생보사의 경우 2014년에 대규모 인력 감축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인력 구조조정 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또 한 번 대규모 인력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이유는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이 계속되고 있고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면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한데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줄이기가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차이는 있어도 모든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IFRS17 도입을 준비할 것"이라며 "당장 수천억의 돈을 마련하는 것보다 인력 구조조정이 가장 편하고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좌측부터 신한생명, AIA생명, 알리안츠생명 본사) 사진/각사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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